제목 | 바이러스(virus), 두 얼굴의 야누스. 생명과 티끌사이, 질병과 공존 사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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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닥스메디 | 등록일 | 2023.3.28 | 조회수 | 109269 |
다음 글은 졸저, 입속에서 시작하는 미생물이야기와, 미생물과의 공존.. 두 책의 내용중 일부 수정 보완한 것이다. 모두 reference article 이 있는 내용이지만, 시간상 붙이지는 않았다. 책에는 모두 참고문헌이 붙어 있다. 글의 제목은 다음 문헌에서 따왔다. 결론은, 장내세균과 입속세균을 항생제를 포함한 여러 약물로 다루기 보다는 보다 생명친화적으로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이러스 역시 우리 장과 구강의 공존 세균처럼, 자연과 인체에서 오랫동안 공진화 공생해온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질병과 공존사이의 참 어려운 길이긴 하지만.. 생명(Life)이란 무엇일까? 답하기 힘든 질문이다. 하지만 질문을 달리하면 답할 수 있다. 어떤 것을 생명체라고 할까? 1. 일단 생명체는 외부와 스스로를 단절한다. 우리 인간의 경우 피부와 점막이 외부로부터 우리 몸을 지킨다. 식물이나 세균도 세포벽을 통해 외부로부터 스스로를지킨다. 2. 또 생명체는 스스로 먹고 산다. 외부의 영양소를 받아들여 자신을 구성하고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 것이다. 3. 자기를 복제하고 번식하는 것도 생명체의 중요한 특징이다. 우리 인간은 아들과 딸을 통해, 식물은 꽃가루를 통해, 곰팡이는 포자를 통해, 세균은 세포분열을 통해 번식하여 자기 유전자를 이 세계에서 지속시킨다.
이런 기준에서 보면 바이러스는 생명일까, 아닐까? 생명 같기도 하다. 바이러스는 피부나 세포벽에 해당하는 껍데기가 있고, 생명의 핵심물질인 유전자도 가지고 있으며 유전자 복제도 한다. 특히 복제 능력은 탁월하다. 세포분열을 통해 한번에 기껏해야 둘이 되는 세균을 훨씬 넘어선다. 바이러스는 한번 복제할 때마다 수십 개씩 자기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바이러스에는 생명체냐 아니냐는 논란이 늘 따라다닌다. 생명의 청사진인 유전자는 가지고 있지만, 자신을 구성하고 에너지를 얻는데 필요한 생명의 재료들을 합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바이러스는 생명체로서 갖춰야 할 미토콘드리아 같은 에너지 공장이나 리보솜 같은 단백질 공장 등 생명의 핵심요소들이 없다. 그래서 바이러스는 세포라고도 할 수 없다. 바이러스는 우리 몸 세포든 세균이든 그런 공장들을 가지고 있는 세포 속에 침투해서 기생한다. 다른 생명체에 의지해서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다.
다른 생명체나 세포에 들어가지 않고 공기중이나 물속에 떠다니는 바이러스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생명 대접을 안 하고 먼지처럼 취급해 ‘바이러스처럼 생긴 조각(Virus-like-particle,VLP)’이라고 부른다.
그런 면에서 바이러스는 야누스의 얼굴을 가졌다. 생명체와 먼지 사이에서. .
바이러스는 독(virus) 을 의미한다. 우리 몸 세포에 침투해 생명의 재료를 얻고 자기 증식을 한 바이러스는 세포를 빵 터트리며 주위로 흩어져 또 다른 먹잇감이 될 세포를 찾아간다. 감기에 걸리면 목이 헐고, 피곤하면 입술이 부르트는 이유다. 우리 몸을 보호하는 점막과 피부의 세포들을 바이러스들이 열심히 터트리고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바이러스는 농업과 도시화로 인구 밀집도가 높아진 1만 년 전 이후 고비고비마다 인간들을 공포에 떨게 한 주범이었다. 기원전 12세기 이집트 람세스 5세의 미라에서 흔적이 발견될 만큼 오래된 감염병인 천연두는 20세기 들어 5억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1918년 처음 발생한 스페인독감은 단 2년 동안 전세계에서 2,500만~5,000만 명이 생명을 잃게 만들었다. 21세기에 들어도 마찬가지다. 사스(SARS)와 메르스(MERS)는, 그리고 지금 거의 막바지에 온 코로나까지.
바이러스는 애초부터 독(poison)을 의미했다. 바이러스란 말 자체가 그리스어로 독을 의미하는 비루스(virus)에서 왔다. 바이러스를 최초로 인지한 이바노프스키(Dmitri Ivanovsky)가 처음 실험한 대상도 담배모자이크 ‘병’ 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였다. 처음부터 바이러스에 대한 인류의인식은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라는 것이었다. 1892년에 이바노프스키는 담배모자이크병에 걸린 담뱃잎을 갈아서 만든 용액을 촘촘한 필터를 이용해 세균을 걸러낸 다음 건강한 담뱃잎에 뿌렸다. 그랬더니 담뱃잎이 허옇게 타들어가는 담배모자이크병이 생겼다. 이바노프스키는 필터에 걸러진 세균보다 더 작은 무엇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실제로 인류에게 모습을 드러낸 것은 그로부터 40년이 더 지난 1930년대에 전자현미경이 발명된 이후였다. 크기가 마이크로미터(µm) 단위인 세균은 1680년대 레이우엔훅의 광학현미경으로도 관찰 가능했지만, 세균보다 수십 배에서 수백 배 작은 바이러스는 배율을 훨씬더 키워야만 볼 수 있었던 것이다.
바이러스에 대한 인식은 최근 변화의 과정에 있다. 질병의 원인으로만 인식되던 바이러스 역시 그저 이 세계에 존재하는, 이 지구상에 가장많고 흔하게 존재하는 실체일 뿐이라는 것이다. 바이러스는 1031이라는 가늠하기 힘들 만큼 많은 수로 존재하며, 우리 몸 곳곳에, 또 우리 몸의 가장 깊은 곳인 유전자에까지 침투해 있다.
우리 몸에 바이러스는 어떤 형태로 있을까? 21세기 분자생물학에 의하면, 크게 세 가지 형태를 보인다. 1. 우리 몸의 유전자 안에 자리를 틀고 있고(인간내재 바이러스, Human Endogenous Retrovirus, HERV) 2. 우리 몸을 이루는 세포 속에도 있다(진핵세포 바이러스). 3. 우리 몸에 살고 있는 세균들에 사는 바이러스(박테리오파지). 이중에서 지난 20세기에 인류가 주목한 것은 주로 진핵세포를 감염시키는 진핵세포 바이러스였다. 바이러스의 전모(全貌, whole picture) 보다는 일부를 보아왔던 것이다.
이 중에서 인간내재바이러스(HERV)가 특히 인상적이다. 우리 몸의 유전자 중 8%가 바이러스에서 왔다는 것이다. 애초에 지구에 생명이 탄생할 때, 혹은 그 전부터 바이러스는 존재했을 것이다. 그리고 생명이 탄생하고 38억 년이라는 헤아릴 수 없는 시간 동안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 ‘나’라는 존재까지 오는 동안에도 보존되었다. 특히 인간내재 바이러스는 아미노산을 단백질로 만드는 등 생명유지에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유전자 부분이다. ‘나’라는 생명체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생명이라고 하기도 어려운 바이러스와 생명의 신비를 공유하고 있다. ‘나’라는 존재 안에는 38억 년이라는 생명의 위대한 역사가 각인되어 있다는 의미다.
어찌되었든, 건강한 사람의 몸에는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없다가 외부에서 병원균 바이러스가 침투해 서 병이 생긴다는 인식이 변화되고 있다. 또 변화되어야 한다. 21세기 유전자 분석기법을 통한 분석 결과는 바이러스가 질병만을 일으키는 존재가 아니라, 보다 근본적으로 자연과 인간의 공존체라는 것이다. 바이러스에 대한인식 역시 이바노프스키가 1890년대 처음 존재 가능성을 감지하고 1930년대 전자현미경이 그 존재를 보여준 이후, 최대의 변화가 진행중인 셈이다.
여기서도 바이러스는 두 얼굴의 야누스다. 질병과 공존 사이. 그래서 잘 다뤄야 한다. 가능하면 생명친화적인 방법으로.. 부작용과 내성이 늘 따라다닐 수 밖에 없는 항생제나 항바이러스제제를 자제하며..
늘 같은 곳. 약은 최소로. 건강의 시작, 입속세균관리, 건강의 기본 잘먹고잘싸기, 통곡물꼭꼭씹기,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으로 구강건강 장건강, 프로폴리스로 구강건강 환절기 목건강.
출처 : 사과나무의료재단김혜성이사장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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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치가 있는 것처럼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