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과나무의료재단 사과나무치과병원
“치과에서 유해균을 검사하는 이유는 주관성을 배제한 객관적인 수치로 환자가 자신의 구강상태를 인지할 수 있게 하고, 이를 바탕으로 구강질환을 예방하고 나아가 만성질환까지도 관리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되기 때문이다”
김혜성 이사장
임상에서 오랄바이옴검사(구강세균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사과나무의료재단 사과나무치과병원 김혜성 이사장의 말이다. 본지는 지난 11일 김 이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과 인터뷰 자리를 갖고 치과에서 구강세균검사가 어떻게 이뤄지고 또 활용되는 지를 들었다.
사과나무치과병원에서는 ‘오랄바이옴 임플란트 케어센터(OralBiome Implant Care Center, OBCC)’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는 환자의 구강 내 세균을 검사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환자에게 ‘맞춤형’ 구강위생관리와 교육, 그리고 구강위생용품을 처방한다. 더불어 이렇게 얻어진 임상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도 함께 진행 중이다.
사과나무치과병원은 지난 2019년부터 ㈜닥스메디오랄바이옴(이하 닥스메디)과 협력해 개발한 PCR 검사키트로 구강유해균 유전자를 검사하는데, 해당 PCR 검사는 구강 내 유해균 7종의 세포 수를 측량해 환자의 구강 상태와 문제를 수치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기존 타 회사 PCR 키트는 유해균 유전자 수만 검출하는데 반해 닥스메디의 PCR 키트는 세포 수를 측정하도록 개발해 정확도를 높였다.
해당 검사에서 확인할 수 있는 구강유해균은 총 7종으로 ▲잇몸 염증 및 치조골을 파괴하는 ‘포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 ▲구강 내 유해인자를 행성해 잇몸조직을 녹이는 ‘트레포네마 덴티콜라’ ▲난치성 치주염을 유발하는 ‘태너렐라 포시시상’ ▲치주염, 복합감염을 유발하는 ‘프레보텔라 인터미디아’ ▲구강 내 농양을 유발하는 ‘캄필로박터 렉투스’ ▲바이오필름을 형성하는 ‘프소박테리움 뉴클레아툼’ ▲충치 유발과 치아부식을 일으키는 ‘스트렙토코쿠스 무탄스’ 등이다.
사과나무치과병원 진료실 앞 전경
김혜성 이사장은 “임플란트 환자를 대상으로 주로 검사하는데, 임플란트 환자 대부분이 잇몸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도 있고, 구강검진의 방편으로도 사용하고 있다”면서 “정기적으로 치주관리를 하는 환자들, 치주질환도 중증도 이상 환자들에게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다혜 부원장은 “임플란트나 치주환자에게 뿐만 아니라 교정환자에게도 사용한다. 교합고경이 낮아지는 경우나 5‧60대의 경우 치주진단 관리 후 교정치료를 진행하는 게 도움이 된다”면서 “수치적으로 관리하고 이를 확인시켜 주는 하나의 도구로 생각한다”고 짚었다.
또 이 부원장은 “치과적 진단은 치과의사의 주관적인 판단이지만, 구강세균검사는 객관적인 수치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진단적 가치뿐 아니라 환자를 설득하는 도구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어린이나 청소년 환자의 경우 치주염균이 없는 경우도 있어서, 충치쪽으로 포커스를 맞춰 키트가 발전한다면 임상활용도가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과나무치과병원과 닥스메디에서는 충치를 타겟으로 한 키트를 개발 연구중에 있다. 현재 닥스메디 PCR 검사에서는 상기 치주염관련 6종, 충치 관련 1종 유해균을 검출하지만 연구를 통해 20종까지 이를 늘려나간단 계획이다.
만성질환관리, 치과도 할 수 있다!
김혜성 이사장은 이 유해균검사가 단순히 치주관리와 수술 예후를 위한 검사도구로서의 기능을 넘어서, 만성질환관리를 1차의료기관으로서 치과의원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건강의 시작 입속 세균관리, 건강의 기본 장내 세균관리!’라는 사과나무치과병원의 슬로건에 따라서 말이다.
그는 “주관성을 배제한 객관적인 수치를 보여줌으로서 치주염이나, 임플란트 주위염, 충치 등 환자의 구강 상태, 질환의 중한 정도를 알려주고 예방할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구강내에서 대장암이나 치매 관련 미생물도 함께 검출되기 때문에 전신질환 관련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며 “2020년 덴마크에서 감염성심내막염환자 6천5백여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심내막염을 일으키는 연쇄상구균 중 가장 위험도가 높고 흔한 균은 충지균인 무탄스였고, 그 위험도는 폐렴연쇄상구균 보다 81배 높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이사장은 “만성질환 관리라고 하면 내과나 내분비외과를 생각하기 쉬운데, 치과 역시도 만성질환 관리를 잘 할 수 있다”며 “초고령화 시대에서는 모든 분야가 만성질환관리에 대한 수요가 있기 때문이고, 내과나 내분비외과 보다 치과의 강점은 스케일링, 정기검진 등 정기적으로 방문할 수 있도록 하는 세팅이 문화적으로 가장 잘 돼 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본인의 치과에서 닥스메디의 PCR 검사를 활용하고 있는 The이해승치과 김배경 원장은 “치주치료를 받고 고혈압이나 당뇨가 개선된 사례가 많다”면서 “우리 치과에 오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유해균검사와 당화혈색소 측정을 실시했는데, 2~3개월의 치주치료 후 당화혈색소가 8.5에서 5나 6까지 감소하는 경우도 봤다”고 말했다.
김배경 원장은 “10년 정도 당뇨나 당뇨합병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를 보면서, 이들이 공통적으로 구강상태도 좋지 않다는 걸 발견했다. 입안이 검게 변색된 환자를 만났는데 세균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 유해균검사를 했더니 실제로 세균수가 높게 나왔다”면서 “치주치료 후에 세균수가 줄어든 것 등 수치적으로 이야기하기가 쉽고, 치주치료 후에도 개선되지 않을 경우 식이, 생활습관 교정이나 정신질환 치료 연계 등을 좀 더 수월하게 상담할 수 있었다”고 사례를 설명했다.
이어 김 원장은 “내과에서 해야할 일을 내가 왜? 라는 생각도 했지만, 당 수치가 높으면 수술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하게 됐다. 환자에게는 유해균검사와 치추지료가 약 한알 먹는 효과라고 설명하기도 한다”며 “일본의 경우 치매센터에 치과를 개설해서 치주치료를 받게 했더니, 인지능력이 향상됐다는 보고도 있고 실제로도 많이 활용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과에서도 경험이 없고, 소통할 수 있는 매개체가 없는데 이렇게 구강세균검사는 수치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의과와 협진도 가능하리라 본다”며 “점점 투석환자, 당뇨합병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늘어나는데, 전체 사회를 건강하게 하는데 치과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구강유해균 검사를 활성화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과제로 김혜성 이사장은 “PCR 검사시간이 현재 1주일 정도 걸리는데, 이를 체어사이드 키트로 쓸 수 있도록 시간이 단축돼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민감도를 높여야 하는 게 남았다”면서 “염증은 미생물과 면역세포의 싸움이라 면역력이 떨어지면 사실 세균수가 적어도 구강상태가 안좋을 수밖에 없지만, 데이터를 보면서 환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문화적 분위기가 치과계 전체로 확산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사과나무치과병원과 닥스메디는 현재 치과병‧의원 20곳과 연구목적으로 대학교 10곳과 협업 중에 있다. 아울러 최근에는 초파리모델을 이용해 구강에 서식하는 특정 유산균으로 혈당을 조절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논문을 SCI급 국제학술지인 『Journal of Diabetes and treatment』에 발표했다.
사과나무치과병원
병원 1층에는 구강위생용품 등을 판매하는 곳이 마련돼 있다.
닥스메디 연구소 실험실
PCR 검사기
닥스메디 연구소 실험실
기사원본: https://www.gunchi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66636